최저임금이 오르면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말, 언제 성립할까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을 줄인다는 명제는 노동시장이 경쟁적이고 임금 하한이 구속력을 가질 때 성립하지만, 기업이 임금 결정력을 가진 시장과 실증 연구의 범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기업은 고용을 줄일까. 경쟁 노동시장 모형에서는 균형임금보다 높은 최저임금이 고용을 줄이지만, 기업에 임금 결정력이 있는 수요독점 모형에서는 임금과 고용이 함께 늘 수도 있다. 이 차이를 이해하려면 임금 상승 자체뿐 아니라 노동시장의 구조를 살펴야 한다. 실증 연구의 결과도 관측한 집단과 기간, 인상 수준의 범위 안에서 읽어야 한다.

경쟁 노동시장에서는 왜 고용이 줄어드는가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의 2007년 해설은 경쟁 노동시장에서 균형임금은 노동 공급과 수요를 일치시키며, 그보다 높은 최저임금은 구속력을 갖는다고 설명한다. 이 모형에서는 높아진 임금에서 기업의 노동 수요가 줄어 고용이 감소한다. 따라서 여기서 설명하는 고용 감소는 경쟁 노동시장과 균형임금보다 높은 임금 하한을 전제로 한 모형의 예측이다.

기업이 임금을 정할 힘을 가진 시장에서는 결과가 달라진다

기업에 임금 결정력이 있는 시장에서는 다른 결과가 가능하다. 경제학자 앨런 매닝의 설명에 따르면, 일자리의 비임금 특성과 이직 비용 때문에 개별 고용주가 우상향하는 노동 공급곡선에 직면하고 임금 결정력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수요독점 모형에서는 기업이 노동의 한계수입생산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하며, 최저임금 인상이 임금과 고용을 함께 높일 수 있다. 이 모형의 도해에서는 최저임금이 관련 구간의 한계고용비용을 수평으로 바꾸면서 고용이 증가한다. 즉 도해의 해당 구간에서는 추가 고용에 드는 비용이 일정해진다. 기업에 임금 결정력이 있는 경우에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로 이어진다고 보장할 수 없는 이유다.

실증 연구는 범위를 나눠서 읽어야 한다

이론이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 둔다면, 실제로 어느 쪽이 더 흔한지는 실증 연구를 봐야 한다. 경제학자 Cengiz 등은 미국에서 1979년부터 2016년까지 있었던 주요 주 단위 최저임금 변경 138건을 분석해, 인상 후 5년 동안 저임금 일자리의 전체 수가 대체로 변하지 않았다고 추정했다. 다만 교역재 부문에서는 고용 감소를 시사하는 일부 증거도 함께 보고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연구한 수준을 넘어서는 최저임금의 고용 효과는 아직 풀리지 않은 질문이라고 스스로 명시했다. 즉 이 연구의 결과를 그 범위 밖의 인상 수준이나 다른 나라, 다른 시기로 그대로 확장할 수는 없다.

반면 데이비드 뉴마크와 윌리엄 와셰르의 2006년 문헌 검토는 추정 결과가 연구마다 다양해 전체 효과에 합의가 없다고 밝히면서도, 검토한 연구의 상당한 다수가 고용에 부정적인 방향을 가리켰으며 그 결과가 항상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저숙련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더 강한 고용 감소 효과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다고 평가했다. 앞선 연구의 미국 저임금 일자리 전체에 관한 평균 결과와 이 문헌 검토의 저숙련 집단에 관한 평가는 대상과 범위를 구분해 읽어야 한다.

실증 결과의 적용 범위도 모형의 조건만큼 중요하다. 특정 연구의 평균적인 고용 유지 결과는 그 연구가 다룬 인상 수준과 집단에 한정되며, 모든 인상 수준과 집단의 고용 유지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고용 인원과 근로시간은 다른 질문이다

기업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해 근로시간·근로조건·건강보험 등 비임금 항목을 조정할 수 있다. 따라서 고용 인원만으로 근로시간이나 복지의 유지 여부까지 판단할 수는 없다. 가격 전가가 보고된 사례도 있다. 헝가리의 한 연구 원고는 분석 대상 저임금 고용주들의 수익성이 하락하지 않았으며, 최저임금 인상이 소비자에게 전가됐다고 보고한다.

따라서 최저임금 관련 주장을 읽을 때는 새 임금 하한이 기존 임금에 얼마나 구속력을 갖는지, 노동자의 이동 제약과 기업의 임금 결정력을 어떻게 다뤘는지, 어느 집단을 얼마나 오래 관측했는지, 고용 인원과 근로시간을 구분했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타당하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을 줄인다는 명제는 보편 법칙이 아니라 조건부 예측이다. 경쟁 노동시장 모형에서는 균형임금보다 높은 구속력 있는 임금 하한이 고용을 줄이지만, 수요독점 모형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임금과 고용을 함께 높일 수도 있다. 최저임금 뉴스를 읽을 때는 이 시장 구조의 차이와 연구가 관측한 집단·기간을 구분해야 한다. 그래야 고용 감소나 유지라는 결과를 어느 범위까지 적용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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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를 받으면 세금을 더 많이 떼가는 느낌, 왜 생길까

보너스 달에 소득세 공제가 커 보이는 건 상여를 반영해 계산한 기간 세액에서 기징수액을 뺀 차액이 한꺼번에 징수되기 때문일 수 있다. 다만 이는 과세표준 전체에 더 높은 세율이 소급 적용된다는 뜻은 아니며, 늘어난 원천징수가 연말정산에서 전액 환급된다는 뜻도 아니다.

보너스를 받은 달, 소득세 공제가 평소보다 크게 느껴진다면 어떻게 읽어야 할까. 이번 보너스 때문에 내 소득 전체에 더 높은 세율이 매겨진 걸까. 그리고 이렇게 빠져나간 세금은 나중에 모두 돌려받을 수 있을까. 두 질문에 답하려면 지급 시 원천징수액과 연간 확정 소득세를 구분해야 한다.

추가된 소득에 적용되는 세율과, 전체 소득에 걸리는 평균 부담은 다르다

국세청의 근로소득 세액계산 구조에서 과세표준은 총급여와 같지 않다. 총급여에서 근로소득공제와 각종 소득공제 등을 반영해 과세표준을 계산하고, 여기에 기본세율을 적용해 산출세액을 구한다. 산출세액에서 세액감면과 세액공제를 차감한 것이 결정세액이다. 따라서 보너스 지급액을 그대로 추가 과세표준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국세청의 기본세율표는 상위 구간의 산출세액을 이전 구간까지의 세액과 해당 경계 초과금액에 대한 세액의 합으로 표시한다. 높은 구간에 들어가도 그 구간의 세율은 경계를 넘어선 부분에 적용되며, 기존 과세표준 전체에 소급 적용되지는 않는다.

이처럼 기본세율로 산출세액을 계산할 때 한계세율은 추가 과세표준에 적용되는 구간 세율이고, 평균세율은 산출세액을 전체 과세표준으로 나눈 비율이다.

그런데 왜 보너스가 나오는 달은 공제가 유난히 크게 느껴질까

지급 시 소득세 공제가 크게 느껴질 수 있는 경로는 상여 원천징수의 계산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국세청 안내에 따르면 근로소득간이세액표는 급여수준과 공제대상 가족수별로 매월 급여 지급 시 원천징수할 소득세액을 정한 표다. 일반적인 상여 원천징수 원칙도 이 표를 사용하되, 먼저 상여를 기간에 나누어 반영한다.

지급대상기간이 있는 상여는 상여 금액을 기간 월수로 나눈 월할액과 해당 기간의 상여 외 월평균 급여를 합쳐 간이세액표를 적용한다. 그 세액에 기간 월수를 곱한 뒤 해당 기간에 이미 원천징수한 근로소득세액을 공제한다. 지급대상기간이 없는 상여는 법정 기간을 정해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다.

이렇게 상여를 반영한 기간 세액에서 기징수액을 뺀 차액을 지급 시 징수하므로, 평소 한 달 월급의 원천징수액과 비교하면 소득세 공제가 크게 느껴질 수 있다.

모든 상여가 이 방식으로 징수되는 것은 아니다. 상여의 금액과 지급대상기간이 사전에 정해진 경우에는 상여 월할액을 매월 급여에 합산해 간이세액표에 따른 세액을 매월 징수할 수 있는 특례가 있다. 잉여금처분에 의한 상여는 국세청 안내상 그 상여 금액에 기본세율을 적용하는 별도 계산 대상이다. 따라서 지급 시 징수액만으로 더 높은 최종 세율이 적용됐다거나 늘어난 징수액이 전액 환급된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연말정산은 ‘확정’과 ‘정산’이지, 무조건 돌려받는 절차가 아니다

연말정산은 연간 근로소득에 소득·세액공제 등을 반영해 부담할 소득세를 확정하고, 이미 원천징수한 소득세와의 차이를 추가 납부 또는 환급으로 정산하는 절차다.

국세청 계산 구조에서 차감납부·환급세액은 결정세액에서 기납부세액과 납부특례세액을 차감해 구한다. 이 결과가 음수이면 환급되고, 양수이면 추가로 납부한다. 보너스 달에 원천징수가 많았다는 사실 자체가 그 금액을 모두 돌려받는다는 보장은 아니다.

보너스 명세서를 볼 때 확인해야 할 것

보너스 명세서를 해석할 때는 소득세 원천징수액을 다른 공제와 구분하고, 적용된 상여 징수 방식을 확인해야 한다. 일반 원칙이 적용됐다면 지급대상기간과 기징수액을 대조하고, 연간 부담은 원천징수영수증의 결정세액과 기납부세액 등 정산 항목을 구분해 읽는 것이 지급 시 현금 유출과 연간 확정 부담의 혼동을 줄이는 판단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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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이 높을수록 임금도 높을까 — 교육이 생산성을 알리는 신호가 되는 조건

교육이 생산성을 직접 높이지 않아도, 생산성 유형별 취득 비용 차이와 모방 유인이 없는 조건에서는 교육이 구직자의 생산성을 구별하는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스펜스의 신호 모형으로 그 조건과 한계, 학력을 평가할 때 확인할 기준을 살펴봅니다.

교육 수준에 따라 임금이 달라진다면, 반드시 교육이 업무 능력을 직접 길러주었기 때문일까? 교육 신호 모형에서는 고용주가 구직자의 교육 수준은 관찰할 수 있지만 생산성 유형은 직접 관찰하지 못하며, 교육 자체는 생산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교육이 능력을 전혀 길러주지 않는다고 가정해 버리면, 교육과 임금의 관계를 설명할 다른 경로가 필요해진다. 이 모형이 제시하는 경로는 ‘정보’다. 고용주는 구직자 개개인의 실제 생산성을 알 수 없는 대신, 눈에 보이는 교육 수준을 보고 임금을 결정한다. 문제는 이 경로가 아무 조건에서나 성립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고용주는 교육을 보고, 구직자는 임금을 본다

고용주의 임금 제안은 관찰한 교육 수준에 따른 생산성 판단에 연결되고, 그 판단은 구직자들이 실제로 어떤 교육을 선택하는 전략에서 도출된다. 두 생산성 유형이 서로 다른 교육 수준을 선택하는 경우를 분리균형이라고 부른다. 이 균형에서는 고용주의 판단과 구직자의 실제 선택이 일치하고, 각 유형이 다른 교육을 선택해 이득을 얻을 수 없어야 한다.

비용이 갈라놓는 선택

그렇다면 두 생산성 유형은 왜 같은 교육을 선택하지 않을까. 노벨상 공식 해설은 이 구별이 성립하려면 고생산성 지원자의 교육 취득 비용이 충분히 낮아서 저생산성 지원자가 더 낮은 교육 수준을 선택하게 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교육의 절대적인 난도가 아니라, 생산성 유형별로 그 난도를 감당하는 부담이 다르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 모형에서 중요한 것은 교육이 그 자체로 비싸다는 사실이 아니라, 임금 보상에 비해 각 생산성 유형에게 얼마나 부담스러운가이다. 고생산성 구직자는 높은 교육을 선택할 유인이 있어야 하고 저생산성 구직자는 같은 교육을 모방할 유인이 없어야 하며, 그 선택과 고용주의 판단이 일치해야 교육을 통한 생산성 구별을 설명할 수 있다.

교육이 완벽한 신호는 아니다

다만 스펜스의 1973년 논문이 다루는 예에서는 이런 교육 기준을 만족하는 균형값이 무수히 많다. 그중 교육 관찰만으로 생산성을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는 성질은 특수한 경우이며, 교육 비용과 생산성이 완전히 음의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가정에 일부 의존한다. 그리고 논문은 그런 가정 아래에서도 고용주에게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는 균형이 존재한다고 밝힌다. 다시 말해 유형별 비용 차이가 확인된다고 해서 교육이 항상 생산성을 정확히 짚어낸다는 보장은 성립하지 않는다.

학력을 평가할 때 확인할 질문

학력이나 교육 이력을 채용 기준으로 평가할 때는 취득 부담의 차이가 해당 직무의 생산성과 연결되는지, 임금 보상이 저생산성 유형의 모방까지 유도하는지, 교육의 역량 향상 효과와 정보 전달 효과를 구분했는지를 검토할 수 있다. 이는 특정 학위의 실제 효과를 확인한 결과가 아니라 모형에서 도출한 검토 질문이다.

교육은 유형별 비용과 임금 보상이 서로 다른 선택을 유지하고, 어느 유형도 다른 교육으로 바꿔 이득을 얻을 수 없으며, 그 선택과 고용주의 판단이 일치하는 분리균형에서 생산성의 신호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교육과 임금의 관계를 설명할 때는 능력을 높이는 기능과 이미 가진 생산성을 알리는 기능을 구분할 수 있다. 교육의 생산성 향상 효과를 배제한 모형의 가정이 현실에서도 그 효과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참고 자료
– kellogg.northwestern.edu
– nobelprize.org
– sfu.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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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품질을 구매자가 알기 어려우면, 좋은 차는 왜 시장을 떠날까

애컬로프의 중고차 모형으로 보는 정보 비대칭과 역선택: 구매자가 품질을 구별하지 못하면 가격 하락이 좋은 차 소유자의 판매 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조건부 설명과, 역선택이 모든 중고차 시장의 필연적 결과는 아니라는 한계를 함께 짚는다.

“판매자가 가격을 충분히 낮추면, 상태 좋은 차든 나쁜 차든 결국 팔리지 않을까.” 애컬로프의 중고차 모형으로 이 질문을 살펴보겠습니다. 구매자가 차량 품질을 구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가격을 낮추는 바로 그 과정이 좋은 차를 시장 밖으로 밀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판매자는 알고, 구매자는 모르는 것

이 모형의 출발점은 정보의 비대칭입니다. 애컬로프의 중고차 모형에서는 차량을 일정 기간 소유한 사람이 품질을 더 정확히 평가하게 되면서, 판매자가 구매자보다 차량 품질을 더 잘 아는 정보 비대칭이 생깁니다.

같은 가격이 좋은 차 소유자에게 미치는 영향

문제는 이 정보 격차가 가격에 반영되는 방식입니다. 이 모형에서 좋은 차와 나쁜 차가 같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조건은 구매자가 둘을 구별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때 좋은 차의 소유자는 자기 차의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기 어렵고, 좋은 차가 거래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구매자가 품질을 구별하지 못해 기대 품질을 기준으로 가격을 판단하면, 좋은 차 소유자는 그 가격에 팔기보다 보유하기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가격 하락과 매물 품질 저하가 맞물릴 수 있다

애컬로프는 품질이 여러 단계인 모형에서 가격이 낮아지면 거래되는 차의 평균 품질도 통상 낮아질 수 있으며, 낮은 품질이 더 높은 품질을 차례로 밀어내 거래 자체가 사라지는 경우도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구매자가 품질을 구별하지 못하는 조건에서는 좋은 차 소유자의 판매 포기가 남은 매물의 기대 품질을 낮추고, 구매자의 지불 의사를 다시 낮춰 추가적인 판매 포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가격만 낮추면 팔릴 것”이라는 생각이 놓치는 연결 고리

여기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가격이 충분히 내려가면 좋은 차도 팔릴 것’이라는 생각은 품질과 거래 참여의 연동을 놓칠 수 있습니다. 구매자가 품질을 구별하지 못하는 조건에서는 낮은 가격이 좋은 차 소유자의 판매 포기를 유도하고, 남은 매물의 기대 품질 저하가 구매자의 지불 의사를 다시 낮추는 경로로 역선택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 모형에서는 구매자의 가격 판단과 판매자의 거래 참여가 맞물립니다. 따라서 가격 인하만으로 좋은 차의 거래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보증이라는 제도적 대응

애컬로프는 이 문제에 대한 제도적 대응도 함께 제시합니다. 애컬로프는 품질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제도로 보증을 제시하며, 모형의 자연스러운 결과 중 하나는 위험을 구매자 대신 판매자가 부담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오늘 중고차를 볼 때 확인할 것

노벨상 공식 해설은 애컬로프의 결과를 정보 문제 때문에 시장 전체가 붕괴하거나 저품질 상품 위주로 축소될 수 있다는 가설적 결과로 설명합니다. 따라서 역선택은 모든 실제 중고차 시장의 필연적 결말을 뜻하지 않습니다.

오늘 중고차 거래를 판단할 때도 가격과 함께, 좋은 품질을 구매자가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지와 보증이 어떤 위험을 판매자에게 돌리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유용합니다.

좋은 차가 시장에서 밀려날 수 있는 이유는 구매자가 품질을 구별하지 못할 때 그 품질을 가격으로 인정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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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100채를 정부와 가계가 나눠 산다면 빚은 누구에게 쌓일까 — 칼럼의 가상 구매 사례로 보는 부채 배분

오마이뉴스 칼럼이 제시한 1억 원짜리 주택 100채 가상 구매 사례로, 정부와 가계가 나눠 살 때 신규 부채가 구매 주체별로 어떻게 쌓이는지와 그 결과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을 짚어봅니다. 실제 거래나 통계가 아닌 가상의 비교입니다.

주택 100채의 신규 부채는 누구에게 쌓일까

오마이뉴스에 실린 한 칼럼은 주택 100채의 구매 주체에 따라 부채가 어떻게 배분되는지 보여주는 가상 사례를 제시합니다. 1억 원짜리 주택 100채를 모두 가계가 사는 경우와, 정부가 40채를 영구임대주택으로 사고 가계가 나머지 60채를 사는 경우를 나눠, 신규 부채가 구매 주체별로 어떻게 쌓이는지 계산해 본 것입니다. 이 글은 이 가상 사례 안에서 부채가 어떻게 배분되는지, 그리고 그 결과만으로 무엇을 판단할 수 있고 무엇은 판단할 수 없는지를 따라갑니다. 실제 거래나 통계가 아니라 칼럼이 설정한 조건 안에서의 비교입니다.

칼럼이 제시한 두 가지 구매 시나리오

칼럼의 설정은 간단합니다. 1억 원짜리 주택 100채가 있고, 구매자는 구매대금 전액을 자기 명의로 새로 빌려 집을 산다고 가정합니다. 이 조건에서 100채를 모두 가계가 사면 가계부채는 100억 원이 됩니다. 반면 40채를 정부가 사서 영구임대주택으로 쓰고 나머지 60채를 가계가 사면, 정부부채 40억 원과 가계부채 60억 원으로 나뉩니다. 두 시나리오에서 새로 생기는 부채의 합은 똑같이 100억 원이지만, 그 부채가 누구의 이름으로 잡히는지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부채는 사라지지 않고 차입자 명의를 따라간다

왜 구매 주체가 달라지면 부채의 귀속도 달라질까요. 영국은행 2014년 해설은 은행이 대출에서 지는 신용위험을, 돈을 빌린 차입자가 상환하지 못할 위험으로 설명합니다. 즉 대출 계약에서 상환 책임은 실제로 돈을 빌린 사람(또는 기관)의 이름과 묶여 있다는 것입니다. 칼럼의 가상 사례처럼 각 구매자가 구매대금 전액을 자기 명의로 새로 빌린다고 가정하면, 정부가 매입을 맡은 몫에는 정부 명의의 신규 부채가, 가계가 맡은 몫에는 가계 명의의 신규 부채가 쌓입니다. 그 결과 분할 구매안에서는 가계에 귀속되는 신규 부채가 100억 원에서 60억 원으로 줄고, 대신 정부에 귀속되는 신규 부채 40억 원이 새로 생깁니다. 이때 자산도 같은 크기로 함께 늘어나는데, 정부는 영구임대주택 40채를, 가계는 자가주택 60채를 보유하게 됩니다.

다만 이는 가격이 고정돼 있고 구매자와 실제 차입자가 같으며 구매대금 전액을 새로 빌린다는, 칼럼이 설정한 가상 사례 내부의 해석입니다. 영국은행의 해설은 일반적인 대출의 상환 책임 구조를 설명할 뿐, 한국 정부가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지나 공공기관 부채가 통계상 어떻게 분류되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는 아닙니다. 또한 기존에 쌓여 있던 가계부채가 실제로 상환되거나 정부로 넘어갔다는 뜻도 아닙니다.

부채 숫자만으로는 우열을 가릴 수 없다

여기서 ‘정부부채가 40억 원 늘었다’는 결과만 떼어내면, 분할 구매안이 정부에 부담을 떠넘기는 더 나쁜 방식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가상 사례는 정부부채 증가 여부만으로 두 구매 방식의 우열을 판단하기에는 정보가 부족합니다. 부채가 늘어난 만큼 자산도 늘어났고, 그 자산(영구임대주택과 자가주택)을 누가 보유하며 원리금을 갚을 재원을 어디서 마련하는지가 함께 확인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가상 사례에는 금리, 만기, 운영 비용, 임대수입, 세금 부담 같은 요소가 전혀 들어 있지 않으므로, 취득 시점의 자산과 부채 금액이 같다는 사실만으로 상환 능력까지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결론

같은 집 100채를 사더라도 신규 부채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돈을 빌린 구매 주체의 이름을 따라 쌓이며, 정부가 일부를 사면 그만큼 정부부채가, 가계가 사면 그만큼 가계부채가 늘어날 뿐 전체 신규 차입 규모는 바뀌지 않습니다. 따라서 독자는 부채가 누구에게 쌓였는지와 함께 그 주체가 취득한 자산과 원리금을 갚을 재원이 무엇인지를 같이 확인해야, 어느 구매 방식이 더 유리한지에 대한 성급한 결론을 피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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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을 만들 수 있는 은행은 왜 예금 유치 비용에 제약받는가 — 추가 대출의 수익과 자금 유지 비용의 관계

은행이 대출로 예금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예금 유치 비용에서 자유롭다는 뜻은 아닙니다. 지급결제에 필요한 자금과 한계조달비용이 추가 대출의 수익성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분데스방크와 영란은행의 설명으로 살펴봅니다.

예금을 만들 수 있는 은행은 왜 예금 유치 비용에 제약받는가

은행이 예금을 먼저 모아야 대출을 할 수 있다는 통념은 실제 회계 절차와 다릅니다. 분데스방크의 설명에 따르면 은행은 대출을 실행하면서 고객 계좌에 해당 금액을 기록해 예금을 만들 수 있으며, 다른 고객이 사전에 맡긴 예금만으로 대출하는 중개기관이라는 설명은 부정확합니다.

그렇다면 예금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은행이 왜 여전히 예금 유치 비용을 신경 써야 하는지가 남는 질문입니다. 이 글은 분데스방크와 영란은행의 설명을 토대로, 대출로 생긴 예금이 실제 지급결제 과정에서 어떤 자금을 필요로 하는지, 그리고 그 자금조달 비용이 추가 대출의 수익성 판단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따라갑니다.

대출로 생긴 예금이 다른 은행으로 옮겨갈 때

대출로 만들어진 예금이 항상 같은 은행 안에 머무르는 것은 아닙니다. 분데스방크는 대출로 만들어진 예금이 다른 은행으로 이체되면 지급결제에 중앙은행 준비금이 필요하므로, 예금을 만드는 은행도 실행한 대출을 위한 자금조달이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여러 은행이 동시에 대출을 늘리면 달라지는 것

이 자금조달 필요가 대출액만큼 항상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분데스방크의 2017년 월보는 여러 은행이 동시에 대출을 늘릴 때 개별 은행의 지급결제에 따른 준비금 유출이 다른 은행에서 들어오는 지급에 따른 준비금 유입으로 상쇄될 수 있어, 개별 은행의 자금조달 필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조달비용이 그대로일 때 대출 조건을 유리하게 하면 수익은 어떻게 달라지나

은행이 자금조달 구조를 정할 때는 비용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분데스방크는 은행이 상대적인 조달비용과 금리위험·유동성위험에 따라 자금조달 구조를 선택하며, 조달비용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추가 대출을 위해 대출 조건을 더 유리하게 제시하면 대출 수익이 낮아져 다른 조건이 같을 때 추가 대출의 매력이 줄어든다고 설명합니다.

영란은행의 2014년 해설도 비슷한 구분을 제시합니다. 이 해설은 기존 부채 전체의 평균조달비용을 현재 이익마진과 연결하고, 새로 확보하는 자금의 한계조달비용을 향후 수익성과 차입자의 신용조건을 판단하는 지표로 구분합니다.

한계조달비용은 실제로 대출금리에 어떻게 반영되나

영란은행의 2019년 분석은 한계조달비용을 대출금리의 주요 결정요인으로 설명하며, 당시 영국 은행 대부분이 가계·기업 대출의 한계조달비용을 측정할 때 커버드본드와 소매예금 등 다른 조달원도 반영한다고 보고했습니다.

예금 창조 능력과 조달비용 제약은 별개의 문제다

예금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서 예금 유치 비용이 무의미하다는 결론은 나오지 않습니다. 개별 은행에는 다른 은행으로의 지급을 결제할 자금이 필요하고, 소매예금 비용도 추가 자금조달 비용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지급결제 유입은 유출을 상쇄할 수 있으므로 대출액 전부를 매번 새 예금으로 조달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며, 소매예금의 비중과 비용 반영 방식은 은행별로 다를 수 있고, 2019년 영국의 조달 관행을 현재 모든 은행에 일반화할 수도 없습니다.

결론: 추가 대출의 수익과 조달비용을 함께 확인한다

예금 창조 능력이 예금 유치 비용을 없애지는 않으며, 다른 조건이 같다면 대출 수익이 낮아지거나 추가 조달비용이 높아질수록 추가 대출의 수익성은 불리해집니다. 다만 이 관계만으로 최종 이익이나 실제 대출 확대·축소를 확정할 수 없고, 특정 예금금리 상승이 대출금리에 같은 폭으로 전가된다는 뜻도 아닙니다.

은행의 대출 확대나 예금금리 인상 소식을 읽을 때는 기존 부채의 평균조달비용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신규 자금의 한계조달비용과 추가 대출의 수익 조건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유용한 기준입니다.

참고 자료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돈을 많이 찍으면 물가가 반드시 오르는가 — 화폐수량설의 식과 2007년 4분기~2020년 2분기 통화량·물가의 괴리

화폐수량설의 M×V=P×T 식은 유통속도나 거래량이 바뀌면 통화량이 늘어도 물가가 반드시 같은 비율로 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조건부 관계를 보여주며, 2007년 4분기부터 2020년 2분기까지 유로 지역·미국의 본원통화·광의통화·물가지수 누적 증가율 격차를 확인합니다.

돈을 많이 찍으면 물가가 반드시 오르는가 — 화폐수량설의 식과 2007년 4분기~2020년 2분기 통화량·물가의 괴리

“중앙은행이 돈을 더 찍어내면 물가가 오른다”는 말은 경제 뉴스에서 당연한 공식처럼 쓰입니다. 그런데 2007년 4분기부터 2020년 2분기까지 유로 지역과 미국의 실제 통화량·물가 자료를 나란히 놓고 보면, 본원통화가 몇 배로 불어난 만큼 물가가 따라 오르지는 않았습니다. 이 글은 화폐수량설의 식이 통화량과 물가를 어떤 조건으로 연결하는지, 그리고 이 기간의 숫자가 왜 그 조건과 어긋나 보이는지를 차례로 확인합니다.

화폐수량설이 연결하는 네 가지 변수

화폐수량설의 기본 관계식은 M×V=P×T로 쓸 수 있습니다. 프랑스 중앙은행 자료는 이 식에서 M을 통화량, V를 화폐유통속도, P를 전체 물가수준, T를 거래량으로 설명합니다.

이 식만으로는 네 변수가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자료는 분석을 위해 전제를 둡니다. 거래량 T는 직접 관찰하기 어려워 국내총생산(GDP)을 대리 지표로 쓰고, 유통속도 V는 일정하거나 균형값으로 수렴한다고 가정합니다.

식은 통화량이 늘면 물가가 반드시 오른다고 말하는가

식을 P=(M×V)/T로 바꿔 쓰면 답이 더 분명해집니다. 통화량 M이 늘어도 유통속도 V가 충분히 낮아지거나 거래량 T가 충분히 늘어나면, 물가수준 P는 그대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낮아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V와 T가 거의 변하지 않는다면 M의 증가는 P에 더 크게 반영될 수 있습니다.

즉 식의 구조상 M이 늘어도 V나 T가 함께 달라지면 P가 반드시 같은 비율로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는 식에서 도출되는 조건부 관계이며, 실제 특정 시기에 각 변수의 변화가 물가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계산한 결과는 아닙니다.

2007년 4분기~2020년 2분기, 유로 지역과 미국의 실제 숫자

자료의 도표에 따르면 이 기간 유로 지역의 본원통화(M0)는 329.3%, 광의통화(M3)는 60.5%, 소비자물가지수(HICP)는 17.2% 늘었습니다.

같은 도표가 보여주는 같은 기간 미국의 수치는 본원통화(M0) 497.5%, 광의통화(M2) 143.6%,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19.3% 증가입니다.

유통속도는 같은 기간 어떻게 움직였나

프랑스 중앙은행 자료는 2000년대 초부터 유로 지역과 미국에서 화폐유통속도가 하락했다고 설명합니다. 자료는 이와 함께 단기·중기에는 본원통화와 통화량 사이, 통화량과 전체 물가수준 사이의 관계 자체가 약해졌다고 평가합니다.

이 격차를 어떻게 읽어야 하나

2007년 4분기부터 2020년 2분기까지의 유로 지역과 미국 자료는 본원통화 증가가 같은 폭의 광의통화 증가나 물가지수 상승으로 기계적으로 이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다만 이는 세 지표의 누적 증가율을 비교한 해석이며, 이 수치만으로 통화 증가가 물가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단정하거나 그 격차의 원인을 하나로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의 통화량 뉴스를 읽기 전에 확인할 것

중앙은행이 돈을 풀었다는 보도를 볼 때는 그 돈이 본원통화인지 광의통화인지를 먼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지표의 증가율 자체가 크게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다음에는 화폐유통속도와 거래량이 같은 기간 각각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두 지표를 확인하는 것만으로 통화량 증가가 물가에 얼마나 기여했는지까지 정확히 가려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리하면, 화폐수량설의 식은 유통속도나 거래량이 함께 달라지면 통화량이 늘어도 물가가 반드시 같은 비율로 오르지는 않는다는 조건부 관계이며, 2007년 4분기부터 2020년 2분기까지 유로 지역·미국의 자료는 본원통화 증가폭에 비해 광의통화와 물가지수가 훨씬 작게 늘었다는 격차를 실제로 보여줍니다. 이 격차의 원인을 하나로 확정할 수는 없으므로, 다음 통화량 뉴스를 접할 때는 본원통화인지 광의통화인지, 유통속도와 거래량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판단 기준입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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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플라자 합의는 일본 버블의 원인이었나 — 환율 공조에서 자산가격까지 이어지는 조건부 경로와 유비의 한계

1985년 플라자 합의와 일본 버블의 관계를 환율, 일본의 정책 대응, 은행 대출 구조, 자산가격 변화라는 사실들로 나누어 살펴보고, 연결고리의 성립 조건과 단독 원인론의 한계, 유사한 환율 공조 사례에 빗댈 때 확인해야 할 기준을 정리합니다.

1985년 플라자 합의는 일본 버블의 원인이었나 — 환율 공조에서 자산가격까지 이어지는 조건부 경로와 유비의 한계

1985년 9월 플라자 합의를 “엔화를 끌어올려 일본에 버블을 만든 사건”으로 요약하는 해석을 검토해 봅니다. 이 요약이 맞는지 확인하려면 합의문이 실제로 약속한 내용, 그 뒤 엔화와 통화정책이 움직인 순서, 은행 대출과 자산가격이 변한 경로를 각각 따로 짚어야 합니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플라자 합의는 일본 버블의 중요한 배경이지만 단독 원인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합의 전부터 이미 진행되던 변화들이 있었고, 환율에서 자산가격까지 이어지는 연결고리는 여러 단계를 거치는 간접적인 경로였기 때문입니다.

합의문이 약속한 것: 환율 역할에 대한 의견 표명

1985년 9월 22일 플라자 합의 참가국들은 대외 불균형을 조정하는 데 환율이 역할을 해야 하며, 주요 비달러 통화의 질서 있는 절상이 바람직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는 참가국들이 협력 의사를 문서로 밝힌 것이며, 이 합의문만으로 개별 외환시장 개입의 집행 규모나 효과를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엔화는 합의 전후로 어떻게 움직였나

이토의 연구에 따르면 달러당 엔화 환율은 합의 직전 240엔에서 1985년 말 약 200엔으로 내려갔습니다. 같은 연구는 엔화 절상 추세가 합의 전에도 이미 진행되고 있었으며, 합의 이후 그 속도가 빨라졌다고 설명합니다.

일본의 통화정책은 어떻게 반응했나

합의문에 실린 일본 정부의 정책 의향에는 엔화 환율을 고려한 유연한 통화정책 운용이 포함됐습니다. 포즌의 연구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대장성의 지시 아래 1986년 1월 금리 인하를 시작했습니다. 이 두 기록은 정책 의향과 그 뒤를 이은 행동을 보여주지만, 합의가 금리 인하를 단독으로 결정했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주가와 지가는 언제부터 올랐나

이토의 연구는 일본의 주가와 지가가 1985년부터 1989년 사이 3~4배 올랐다고 서술합니다. 포즌의 연구가 제시한 1984회계연도 지가 상승은 토지가격 상승이 플라자 합의 전부터 이미 진행되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은행의 대출 대상은 왜 바뀌었나

포즌은 1980년대 일본의 부분적 금융 자유화가 대출 확대와 연결됐다고 설명합니다. 증권시장 자유화로 대기업이 직접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면서, 은행은 주요 기업 고객을 잃었습니다.

담보 대출과 자금 접근성의 확대

포즌에 따르면 일본 은행의 대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83년 42%에서 1989년 57%로 늘었습니다. 기업은 가치가 오른 부동산을 담보로 추가 차입했고, 가계도 주택가격 상승과 대출 기준 완화 속에서 차입했습니다. 포즌은 담보가치 상승, 규제 변화, 대출 기준 변화에 따른 기업의 자금 접근성 개선이 이익과 주가 상승 기대로 이어질 수 있는 경로를 설명합니다.

환율 협조에서 자산가격까지, 연결고리를 다시 짚어보면

지금까지 확인한 사실들을 순서대로 이어보면 검토할 전달 경로가 드러납니다. 참가국의 비달러 통화 절상 의향과 실제 엔화 절상이 먼저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엔화 환율을 고려하겠다는 일본의 정책 의향과 뒤이은 금리 인하가 있었습니다. 다만 이 두 기록은 정책 의향과 그 뒤를 이은 행동을 보여줄 뿐, 합의가 금리 인하를 단독으로 결정했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은행의 대출 대상 변화는 이 흐름과는 별도로 진행된 부분적 금융 자유화가 배경입니다. 이 변화 위에서 부동산 담보 차입과 자금 접근성 개선, 자산가격 상승 기대로 이어지는 경로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금리 인하가 차입 여건을 완화하는 연결은 은행이 이를 대출금리에 반영하고 차입자가 그 대출을 이용한다는 조건에서 성립합니다. 확인된 대출 확대와 자산가격 상승만으로 이 연결의 실제 기여도를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확인되는 것은 참가국의 절상 의향, 엔화의 실제 절상, 일본의 정책 의향과 금리 인하, 은행 대출 대상의 변화, 부동산 담보 차입의 확대라는 각각의 사실이며, 이 사실들을 잇는 연결고리 중 일부는 조건이 충족될 때만 성립합니다.

결론

플라자 합의는 일본 버블의 중요한 배경이지만, 합의 전부터 오른 토지가격과 별도로 진행된 금융 구조 변화까지 고려하면 단독 원인으로 볼 수 없습니다. 다른 환율 공조 사례를 읽을 때도 합의의 의향, 실제 환율 변화, 국내 정책 대응, 대출의 용처와 담보 관행을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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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필립스 곡선은 왜 실업률만으로 물가를 설명하기 어려웠나

미국에서는 2022년 중반부터 2023년까지 구인과 물가 상승률이 빠르게 낮아졌지만 실업률 상승은 작았다. 실업률·물가 관계를 고정해 읽을 때 놓치는 조건을 살펴본다.

2022년 중반부터 2023년까지 미국에서는 구인과 물가 상승률이 빠르게 낮아졌지만 실업률 상승은 작았다고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해설은 평가한다. 물가 상승률을 낮추려면 실업률이 크게 올라야 한다는 과거 관계에 기댄 전망과 어긋나는 관찰이다. 실업률과 물가의 관계를 고정해 실업률 하나만으로 물가를 예측할 수 있을까?

무엇이 관찰됐나

미국 노동통계국의 계절조정 실업률은 2022년 3월 3.7%, 2023년 12월 3.8%였다. 두 시점의 수치가 가깝다고 해서 그 사이 실업률이 변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해설은 팬데믹 이후 기존의 실업률·물가 관계가 위쪽으로 이동했다고 해석한다. 이 해석에 따르면 이전 관계를 고정한 채 실업률만 대입하는 전망은 같은 실업률에서 다른 물가 상승률이 나타날 가능성을 놓칠 수 있다.

어떤 전제가 흔들렸나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분석은 노동시장 완화가 주로 구인 감소로 나타난다면 실업률의 큰 상승 없이 물가 상승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조건부 경로를 제시한다. 따라서 노동시장의 변화를 실업률 상승만으로 읽는 전제는 이 경로를 포착하지 못할 수 있다.

한 연구는 물가 상승률을 일시적인 공급 요인과 현재·미래의 실업률 격차가 함께 결정하는 모형을 사용하며, 자연실업률이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도록 설정한다. 해당 연구는 팬데믹 이후 물가 상승의 큰 부분을 일시적 요인의 직접 효과로 설명하면서도, 더 지속적인 부분에는 미래 실업률 격차에 대한 기대가 관여한다고 추정한다. 이 역시 실업률 하나와 물가 상승률 사이에 변하지 않는 관계를 대입하는 방식으로는 놓칠 수 있는 요소다.

기울기는 늘 같은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한 연구는 필립스 곡선이 일반적인 노동시장에서는 2000년 이후 완만해졌지만, 노동시장이 매우 빡빡할 때는 가파르게 남아 있다고 추정한다. 다만 다른 연방준비제도 연구는 비선형성에 관한 실증 결과가 엇갈리며, 기울기의 변화와 곡선 자체의 이동을 구별하기 어렵다고 평가한다. 어느 한 추정만으로 최근 물가 변화의 원인별 기여도를 확정할 수는 없다.

무엇을 함께 봐야 하나

실업률과 물가 상승률을 함께 보면서 구인이 줄었는지, 공급 제약과 물가 기대는 어떻게 변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이 지표들을 함께 관찰해도 각 요인의 인과적 기여도를 단독으로 확정할 수는 없다.

결론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는 구인과 물가 상승률이 빠르게 낮아지는 동안 실업률 상승은 작아, 실업률만으로 물가를 읽는 통념의 한계가 드러났다. 독자는 실업률과 물가 상승률을 함께 보되 구인·공급 제약·물가 기대도 살펴야 한다.

참고 자료

관련 글: 필립스 곡선은 정말 죽었나 — 기대와 노동시장 조건으로 읽는 실업률·물가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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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블랙먼데이의 22.6% 폭락, 포트폴리오 보험은 어떻게 하락을 키웠나

1987년 10월 19일의 매도 압력과 포트폴리오 보험의 하락 증폭 과정을 구분하고, 하루 22.6% 낙폭 전체를 한 전략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유를 살펴본다.

1987년 10월 19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한 거래일에 22.6% 하락했다. 이 낙폭을 이해하려면 처음 나타난 매도 압력과, 하락에 반응한 매매가 낙폭을 키운 과정을 구분해야 한다.

개장 때부터 매도 주문이 많았다

당일 뉴욕증권거래소 개장 때 매수 주문보다 매도 주문이 크게 많았다. 연방준비제도 역사 해설은 폭락 전 미국 주가의 빠른 상승, 국제 투자자의 활동 증가, 포트폴리오 보험의 확산, 시장의 구조적 결함을 폭락을 이해할 여러 요인으로 제시한다. 이 요인 가운데 하나만으로 개장 때의 매도 압력이나 하루 낙폭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다.

하락에 반응한 매도가 다시 하락을 불렀다

당시 포트폴리오 보험 모형은 주가가 내리면 주식 비중을 줄이고, 오르면 늘리도록 제안했다. 하락 위험을 줄이려는 매매 규칙이었지만 손실 하한을 보장하는 장치는 아니었다. 여기서 ‘기계적 매매’란 이처럼 가격 변화에 맞춰 비중을 조정하는 규칙을 가리킨다.

많은 포트폴리오 보험 운용자는 보유 주식을 직접 거래하는 대신 주가지수 선물을 이용했다. 하락장에서는 선물을 팔아 주식시장 노출을 줄였다. 연준 역사 해설은 초기 가격 하락이 포트폴리오 보험 운용자의 매도를 부르고, 그 매도가 추가 하락과 다시 매도로 이어졌다고 설명한다. 가격이 매매를 움직이고 그 매매가 다시 가격을 움직이는 되먹임이다.

증폭 요인과 폭락의 전체 원인은 다르다

당시 주식과 선물을 판 기관에는 포트폴리오 보험 운용자 외의 기관도 있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 보험은 이미 시작된 하락을 증폭한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최초 매도 압력이나 22.6% 낙폭 전체를 이 전략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이 전략이 전체 낙폭에서 차지한 정확한 몫도 여기서 제시할 수 없다.

오늘 비슷한 증폭 위험을 살필 때는 가격 하락에 따라 노출을 줄이는 규칙을 여러 참여자가 동시에 실행하는지, 그 매도를 받아낼 거래 여건이 충분한지를 물을 수 있다. 이 기준만으로 현재 특정 시장에 그런 전략이 얼마나 집중돼 있는지 또는 같은 폭락이 재현될지는 판단할 수 없다.

결론

포트폴리오 보험은 1987년 10월 19일의 하락을 증폭했지만, 하루 22.6% 낙폭 전체의 단일 원인으로 볼 수는 없다. 독자는 가격 하락에 맞춘 매도 규칙의 동시 실행 여부와 그 매도를 받아낼 거래 여건을 함께 살펴야 한다.

참고 자료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