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필립스 곡선은 왜 실업률만으로 물가를 설명하기 어려웠나

미국에서는 2022년 중반부터 2023년까지 구인과 물가 상승률이 빠르게 낮아졌지만 실업률 상승은 작았다. 실업률·물가 관계를 고정해 읽을 때 놓치는 조건을 살펴본다.

2022년 중반부터 2023년까지 미국에서는 구인과 물가 상승률이 빠르게 낮아졌지만 실업률 상승은 작았다고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해설은 평가한다. 물가 상승률을 낮추려면 실업률이 크게 올라야 한다는 과거 관계에 기댄 전망과 어긋나는 관찰이다. 실업률과 물가의 관계를 고정해 실업률 하나만으로 물가를 예측할 수 있을까?

무엇이 관찰됐나

미국 노동통계국의 계절조정 실업률은 2022년 3월 3.7%, 2023년 12월 3.8%였다. 두 시점의 수치가 가깝다고 해서 그 사이 실업률이 변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해설은 팬데믹 이후 기존의 실업률·물가 관계가 위쪽으로 이동했다고 해석한다. 이 해석에 따르면 이전 관계를 고정한 채 실업률만 대입하는 전망은 같은 실업률에서 다른 물가 상승률이 나타날 가능성을 놓칠 수 있다.

어떤 전제가 흔들렸나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분석은 노동시장 완화가 주로 구인 감소로 나타난다면 실업률의 큰 상승 없이 물가 상승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조건부 경로를 제시한다. 따라서 노동시장의 변화를 실업률 상승만으로 읽는 전제는 이 경로를 포착하지 못할 수 있다.

한 연구는 물가 상승률을 일시적인 공급 요인과 현재·미래의 실업률 격차가 함께 결정하는 모형을 사용하며, 자연실업률이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도록 설정한다. 해당 연구는 팬데믹 이후 물가 상승의 큰 부분을 일시적 요인의 직접 효과로 설명하면서도, 더 지속적인 부분에는 미래 실업률 격차에 대한 기대가 관여한다고 추정한다. 이 역시 실업률 하나와 물가 상승률 사이에 변하지 않는 관계를 대입하는 방식으로는 놓칠 수 있는 요소다.

기울기는 늘 같은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한 연구는 필립스 곡선이 일반적인 노동시장에서는 2000년 이후 완만해졌지만, 노동시장이 매우 빡빡할 때는 가파르게 남아 있다고 추정한다. 다만 다른 연방준비제도 연구는 비선형성에 관한 실증 결과가 엇갈리며, 기울기의 변화와 곡선 자체의 이동을 구별하기 어렵다고 평가한다. 어느 한 추정만으로 최근 물가 변화의 원인별 기여도를 확정할 수는 없다.

무엇을 함께 봐야 하나

실업률과 물가 상승률을 함께 보면서 구인이 줄었는지, 공급 제약과 물가 기대는 어떻게 변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이 지표들을 함께 관찰해도 각 요인의 인과적 기여도를 단독으로 확정할 수는 없다.

결론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는 구인과 물가 상승률이 빠르게 낮아지는 동안 실업률 상승은 작아, 실업률만으로 물가를 읽는 통념의 한계가 드러났다. 독자는 실업률과 물가 상승률을 함께 보되 구인·공급 제약·물가 기대도 살펴야 한다.

참고 자료

관련 글: 필립스 곡선은 정말 죽었나 — 기대와 노동시장 조건으로 읽는 실업률·물가 관계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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