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수준에 따라 임금이 달라진다면, 반드시 교육이 업무 능력을 직접 길러주었기 때문일까? 교육 신호 모형에서는 고용주가 구직자의 교육 수준은 관찰할 수 있지만 생산성 유형은 직접 관찰하지 못하며, 교육 자체는 생산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교육이 능력을 전혀 길러주지 않는다고 가정해 버리면, 교육과 임금의 관계를 설명할 다른 경로가 필요해진다. 이 모형이 제시하는 경로는 ‘정보’다. 고용주는 구직자 개개인의 실제 생산성을 알 수 없는 대신, 눈에 보이는 교육 수준을 보고 임금을 결정한다. 문제는 이 경로가 아무 조건에서나 성립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고용주는 교육을 보고, 구직자는 임금을 본다
고용주의 임금 제안은 관찰한 교육 수준에 따른 생산성 판단에 연결되고, 그 판단은 구직자들이 실제로 어떤 교육을 선택하는 전략에서 도출된다. 두 생산성 유형이 서로 다른 교육 수준을 선택하는 경우를 분리균형이라고 부른다. 이 균형에서는 고용주의 판단과 구직자의 실제 선택이 일치하고, 각 유형이 다른 교육을 선택해 이득을 얻을 수 없어야 한다.
비용이 갈라놓는 선택
그렇다면 두 생산성 유형은 왜 같은 교육을 선택하지 않을까. 노벨상 공식 해설은 이 구별이 성립하려면 고생산성 지원자의 교육 취득 비용이 충분히 낮아서 저생산성 지원자가 더 낮은 교육 수준을 선택하게 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교육의 절대적인 난도가 아니라, 생산성 유형별로 그 난도를 감당하는 부담이 다르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 모형에서 중요한 것은 교육이 그 자체로 비싸다는 사실이 아니라, 임금 보상에 비해 각 생산성 유형에게 얼마나 부담스러운가이다. 고생산성 구직자는 높은 교육을 선택할 유인이 있어야 하고 저생산성 구직자는 같은 교육을 모방할 유인이 없어야 하며, 그 선택과 고용주의 판단이 일치해야 교육을 통한 생산성 구별을 설명할 수 있다.
교육이 완벽한 신호는 아니다
다만 스펜스의 1973년 논문이 다루는 예에서는 이런 교육 기준을 만족하는 균형값이 무수히 많다. 그중 교육 관찰만으로 생산성을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는 성질은 특수한 경우이며, 교육 비용과 생산성이 완전히 음의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가정에 일부 의존한다. 그리고 논문은 그런 가정 아래에서도 고용주에게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는 균형이 존재한다고 밝힌다. 다시 말해 유형별 비용 차이가 확인된다고 해서 교육이 항상 생산성을 정확히 짚어낸다는 보장은 성립하지 않는다.
학력을 평가할 때 확인할 질문
학력이나 교육 이력을 채용 기준으로 평가할 때는 취득 부담의 차이가 해당 직무의 생산성과 연결되는지, 임금 보상이 저생산성 유형의 모방까지 유도하는지, 교육의 역량 향상 효과와 정보 전달 효과를 구분했는지를 검토할 수 있다. 이는 특정 학위의 실제 효과를 확인한 결과가 아니라 모형에서 도출한 검토 질문이다.
교육은 유형별 비용과 임금 보상이 서로 다른 선택을 유지하고, 어느 유형도 다른 교육으로 바꿔 이득을 얻을 수 없으며, 그 선택과 고용주의 판단이 일치하는 분리균형에서 생산성의 신호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교육과 임금의 관계를 설명할 때는 능력을 높이는 기능과 이미 가진 생산성을 알리는 기능을 구분할 수 있다. 교육의 생산성 향상 효과를 배제한 모형의 가정이 현실에서도 그 효과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참고 자료
– kellogg.northwestern.edu
– nobelprize.org
– sfu.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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