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이 오르면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말, 언제 성립할까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을 줄인다는 명제는 노동시장이 경쟁적이고 임금 하한이 구속력을 가질 때 성립하지만, 기업이 임금 결정력을 가진 시장과 실증 연구의 범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기업은 고용을 줄일까. 경쟁 노동시장 모형에서는 균형임금보다 높은 최저임금이 고용을 줄이지만, 기업에 임금 결정력이 있는 수요독점 모형에서는 임금과 고용이 함께 늘 수도 있다. 이 차이를 이해하려면 임금 상승 자체뿐 아니라 노동시장의 구조를 살펴야 한다. 실증 연구의 결과도 관측한 집단과 기간, 인상 수준의 범위 안에서 읽어야 한다.

경쟁 노동시장에서는 왜 고용이 줄어드는가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의 2007년 해설은 경쟁 노동시장에서 균형임금은 노동 공급과 수요를 일치시키며, 그보다 높은 최저임금은 구속력을 갖는다고 설명한다. 이 모형에서는 높아진 임금에서 기업의 노동 수요가 줄어 고용이 감소한다. 따라서 여기서 설명하는 고용 감소는 경쟁 노동시장과 균형임금보다 높은 임금 하한을 전제로 한 모형의 예측이다.

기업이 임금을 정할 힘을 가진 시장에서는 결과가 달라진다

기업에 임금 결정력이 있는 시장에서는 다른 결과가 가능하다. 경제학자 앨런 매닝의 설명에 따르면, 일자리의 비임금 특성과 이직 비용 때문에 개별 고용주가 우상향하는 노동 공급곡선에 직면하고 임금 결정력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수요독점 모형에서는 기업이 노동의 한계수입생산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하며, 최저임금 인상이 임금과 고용을 함께 높일 수 있다. 이 모형의 도해에서는 최저임금이 관련 구간의 한계고용비용을 수평으로 바꾸면서 고용이 증가한다. 즉 도해의 해당 구간에서는 추가 고용에 드는 비용이 일정해진다. 기업에 임금 결정력이 있는 경우에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로 이어진다고 보장할 수 없는 이유다.

실증 연구는 범위를 나눠서 읽어야 한다

이론이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 둔다면, 실제로 어느 쪽이 더 흔한지는 실증 연구를 봐야 한다. 경제학자 Cengiz 등은 미국에서 1979년부터 2016년까지 있었던 주요 주 단위 최저임금 변경 138건을 분석해, 인상 후 5년 동안 저임금 일자리의 전체 수가 대체로 변하지 않았다고 추정했다. 다만 교역재 부문에서는 고용 감소를 시사하는 일부 증거도 함께 보고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연구한 수준을 넘어서는 최저임금의 고용 효과는 아직 풀리지 않은 질문이라고 스스로 명시했다. 즉 이 연구의 결과를 그 범위 밖의 인상 수준이나 다른 나라, 다른 시기로 그대로 확장할 수는 없다.

반면 데이비드 뉴마크와 윌리엄 와셰르의 2006년 문헌 검토는 추정 결과가 연구마다 다양해 전체 효과에 합의가 없다고 밝히면서도, 검토한 연구의 상당한 다수가 고용에 부정적인 방향을 가리켰으며 그 결과가 항상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저숙련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더 강한 고용 감소 효과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다고 평가했다. 앞선 연구의 미국 저임금 일자리 전체에 관한 평균 결과와 이 문헌 검토의 저숙련 집단에 관한 평가는 대상과 범위를 구분해 읽어야 한다.

실증 결과의 적용 범위도 모형의 조건만큼 중요하다. 특정 연구의 평균적인 고용 유지 결과는 그 연구가 다룬 인상 수준과 집단에 한정되며, 모든 인상 수준과 집단의 고용 유지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고용 인원과 근로시간은 다른 질문이다

기업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해 근로시간·근로조건·건강보험 등 비임금 항목을 조정할 수 있다. 따라서 고용 인원만으로 근로시간이나 복지의 유지 여부까지 판단할 수는 없다. 가격 전가가 보고된 사례도 있다. 헝가리의 한 연구 원고는 분석 대상 저임금 고용주들의 수익성이 하락하지 않았으며, 최저임금 인상이 소비자에게 전가됐다고 보고한다.

따라서 최저임금 관련 주장을 읽을 때는 새 임금 하한이 기존 임금에 얼마나 구속력을 갖는지, 노동자의 이동 제약과 기업의 임금 결정력을 어떻게 다뤘는지, 어느 집단을 얼마나 오래 관측했는지, 고용 인원과 근로시간을 구분했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타당하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을 줄인다는 명제는 보편 법칙이 아니라 조건부 예측이다. 경쟁 노동시장 모형에서는 균형임금보다 높은 구속력 있는 임금 하한이 고용을 줄이지만, 수요독점 모형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임금과 고용을 함께 높일 수도 있다. 최저임금 뉴스를 읽을 때는 이 시장 구조의 차이와 연구가 관측한 집단·기간을 구분해야 한다. 그래야 고용 감소나 유지라는 결과를 어느 범위까지 적용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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